후루텍은 일본의 케이블 전문 회사로, 후루가와 사의 7N(동의 순도99.99999%) 선을 사용하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었는데, 그 후 독자적으로 후루텍이라는 제작사를 설립, 지금 20년을 넘어간다. 케이블 메이커로 20년이라면 당당한 노하우가 축적되었음직한 연륜이다.

케이블 시장도 군웅이 할거하는 거대 담론으로 변해 하이엔드들이 줄지어 나타나는데, 후루텍은 그동안 주 종목이 중간 가격대의 견실한 제품들이었다. 그러한 생산 정책이 다소 바뀌어져 이제 고가의 제품은 플럭스(Flux) 시리즈로 분리시키고, 그 아래 레퍼런스, 에볼루션 시리즈가 자리잡고 있다. 오랜 제조 기간을 통해 상당한 노하우와 독자 기술들이 개발됨으로써 자연스럽게 하이엔드 제품들이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예전의 보급품 수준으로 이 제작사를 봤다가는 큰 코를 다치게될 수도 있다.

 

 

본 시청기는 최상급인 플럭스 시리즈이며, 따라서 가격이 상당히 올라가 있다.
지난 5월호에 후루텍 본사 탐방기가 소개되어 있으므로 그 기사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생산 방식은, 본사는 도쿄에 있지만 해외의 다양한 연구소와 생산 공장들과 링크가 되어 있어서 몇 개국이 합동 생산하는 형태로 되어 있는것 같다.

후루텍이 현재 노하우로 지니고 있는 대표적인 것은 어스 점퍼 테크닉이라는 것이다. 어떤 단자건 위아래 짝을 맞춰서 결합을 해야 하는데, 이때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나사가 필연적으로 자기장을 일으키게 되고, 이것을 개선하기 위해 각각의 스크류에 어스 점퍼를 연결한다는 발상이다. 이것이 왜곡을 차단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준다는 것이 그들의 연구이다.
플로팅 필드 댐퍼 테크닉이라는 것도 후루텍의 강력한 기술력의 하나. 이것은 공진을 제거하는 기술인데, 기계적인 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시켜 제거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이런 것을 위해 블랙박스가 선재에 부착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각각의 단자에 로듐을 코팅한 것도 눈에 들어오는데, 순동에 로듐을 입히는 과정은 상당히 어렵다고 한다. 순동 선재는 저역에 유리하고, 여기에 로듐을 입혀 놓으면 고역의 디테일이 살아난다는 것이 그들의 실험 결과이다.

 

편의상 파워 케이블과 XLR 케이블을 동시에 장착했다가 XLR 케이블을 타사의 제품으로 교체해 소리의 차이를 구별해 봤다. 시청실의 레퍼런스 케이블로 연결했을 때 소리의 두께가 다소 엷게 들리고, 뭔가 배음에 막이 낀 듯 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것이 앰프의 영향인가 싶었지만, 본 케이블로 교체한 즉 단연코 음이 달라졌다. 활짝 갠 듯 음이 트이며, 해상도가 증가한 것이다. 끈기와 펼침도 증가하니 케이블의 효과라는 것은 들을수록 신비롭기만 하다. 현은 깊고 깨끗하며 밀도가 단단해진다. 피아노의 조임새도 예사롭지가 않다. 매칭한 스피커는 약간 달콤하며 포근한 느낌이 있지만, 이 시청 케이블 2기종으로 그러한 맛이 상당히 줄어들어 반짝거림이 강해진다. 성악에서 가수의 콧소리가 가미되어 지나 로드윅의‘Too Young’에서‘Too Young’이 아니라‘Chu Young’이라고 발음하는 것이 명료해지기도 한다.

2가지 시청기 중 어느 한 가지만을 고르라고 한다면 그건 몹시 어려운 질문이 되겠다. 그러나 소프트에서 가까운 쪽부터 교체하라는 것이 기본이니 만큼 파워 케이블을 먼저 써보는것이 어떨까.